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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결혼 후기

늦깍이 부부의 셀프웨딩-작은결혼식 이야기
  • 장소 청와대 사랑채

청와대 사랑채 예식 후기 - 김인중♥신윤정 부부

 

해 초 결혼을 하기로 여자친구와 뜻을 같이한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예식장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식장을 잘못 구해 온갖 바가지 요금과 원치 않는 패키지 수수료, 혹은 부실한 서비스에 결혼식 전부터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알고 있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기존 웨딩홀에서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컨베이어 벨트에서 쏟아내듯 찍어내는 그런 결혼식은 원치 않았고 셀프 웨딩-작은 결혼식으로 돈을 아껴 신혼을 알차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시작은 평소부터 알아보던 작은 결혼식을 위한 정보 수집이었습니다. 셀프웨딩 사례를 찾아보고 작은 결혼식을 지원해 주는 그런 공공기관 및 시민단체의 홈페이지를 뒤지던 중 작은결혼정보센터에서 청와대 사랑채 예식장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흥미를 가지고 보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결혼 준비를 하던 5월에는 신청이 마감되어 더 이상 기회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작은결혼정보센터에 올라와 있는 많은 작은 결혼식 사례와 지원 장소를 보며 예비 신부와 상의를 계속하며 조금씩 준비를 하였습니다. 결혼준비는 예식장을 구하고 결혼식을 어떠한 방식으로 할 지(혼수 예물 신혼집 준비 포함) 고민하였습니다.

 

우선 결혼식 날짜를 9월 12일 토요일로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일정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본식은 주례없이 간단히 하기로 했고, 스드메로 대표되는 웨딩 패키지 중에서 촬영은 안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본식에서 사진을 찍을 것이고 신혼여행가면 많은 사진이 남을 것이기에 그것들 중 잘나온 사진으로 몇 개 액자를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는 해외직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고, 메이크업은 직접 했으면 했지만 그래도 여자입장에서는 결혼식 날 화장이 맘에 안 들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로 해서, 미용실에서 하는 걸로 잠정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혼수, 예물 등은 안하기로 하고 양가집에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결국 혼수 예물이라 할 만한 것은 결혼식후 피로연 식당에서 입을 양복과 원피스 한 벌이 전부였습니다.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우선 신혼집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원래 하는 일이 인테리어 업종이라 집은 손수 수리하였습니다. 혼자 15년 살던 집을 이제 둘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고, 묵은 때를 벗기고 좀 오래되었던 (가전제품은 모두 15년 이상 쓴거라는..) 세탁기는 여자친구 동생이 결혼선물로 바꿔주고, TV는 친구들 6명이 새로 사준 걸로 바꾸고, 그나마 멀쩡했던 냉장고는 바꾸지 않고 닦아서 쓰고 이렇게 하니 생각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낀 돈은 신혼여행비에 보태 좀 더 오랜기간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생각은 2-3주간 여행이었는데 비용을 아껴서 결국은 25일 정도 여행이 가능했습니다. 신혼여행은 유럽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적당한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상품을 예약하고 귀국일을 늦추어 자유여행을 하였습니다. 비행기 귀국일을 바꾸는 것은 일인당 리턴변경일 수수료로 20만원(국적기일 경우 30만원)씩 더 내긴했지만 패키지 여행은 비행기 티켓값 정도면 일주일 이상 여행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혼식 준비를 하나씩 해 나가던 중 작은결혼정보센터에 청와대 사랑채에서 결혼 신청을 추가로 한다는 정보를 얻게 되어 바로 신청서를 작성하였고, 운이 좋게 9월 5일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아서 제일 큰 고민거리가 해결되었습니다. 작은결혼 플래너 김효신씨와의 미팅을 통해 그동안 결정하지 못했거나 가결정만 했었던 드레스와 메이크업이 저렴한 비용에 해결되었고(비용은 50% 절감되었다), 결혼식에 필요한 많은 정보들을 친절히 알려주셔서 수월한 결혼식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청첩장은 미대출신 후배가 직접 그려준 캐리커쳐로 엽서형식으로 100장을 만들어 각자 50장씩 돌렸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앞뒤로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냈고 친척 어르신들께는 직접 드리니 50장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결혼식날 작은혼례운동협동조합에서 연결해준 논현동의 메이크업 샵에서 화장하고 드레스까지 입고 청와대로 가는 중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비오는 날 결혼하면 잘 산다고 하니 조금 번거롭긴해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날이 어두워 식장의 신부가 조명을 좀 더 받아 만족했습니다.

 

 

결혼식은 오전 11시에 했기에 피로연장이 필요했습니다. 주변 식당을 알아봤는데 아무리 작은 혼례를 했다지만 양가 합해 100여명 정도 식사할 만한 큰 식당이 없기에, 신랑 신부측 따로 식당을 예약했습니다. 신부는 한정식집 들풀(조금 멀긴해도 한정식이 맛있고 정갈했으며 가격도 적당했다)에서, 신랑은 조금 가까운 설렁탕 전문식당 ‘백송’(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긴하지만 밑반찬이 없어 따로 떡과 후식, 과일을 준비해 가서 직접 서빙을 해야했음.)에서 피로연을 했습니다. 처음하는 결혼식이라 식이 끝난 후 드레스와 신발을 반납하고 신부는 신발이 없어서(동생차에 실어놓았는데 차를 몰고 식당으로 가버린 후 한동안 연락두절) 맨발로 식이 끝난 식장뒤편에서 30분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피로연장에 늦게 가서 눈총을 받았다는 ㅜㅜ. 신부쪽 피로연장에서 잠깐 인사만 하고 다시 걸어서 신랑쪽 피로연장에 가니 설렁탕을 다 드신 어르신들은 신랑, 신부 얼굴보고 가신다고 빈상에서 기다리고 계셨다가 오자마자 집으로 가신다고 하셔서 정신없이 배웅하느라 점심도 2시나 돼서야 먹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식을 마치고 식사를 하고 나니 다들 귀가를 해서 둘만 남게되어 (결혼식이 예상보다 일주일 먼저 하게되니 신혼여행은 2주 뒤에 가는걸로 예약 되었음.) 신혼집으로 가서 옷 갈아입고 친구 부부와 함께 집앞에서 축하주를 조촐히 했습니다.

 

비록 7월 말에 식장이 결정되서 급하게 치르기는 했지만, 작은혼례운동협동조합 분들의 도움과 작은결혼 플래너 김효신님 그리고 여러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작은 결혼식을 위한 많은 노력 덕분에 저희 늦깍이 신혼부부는 만족스러운 결혼식을 낭비없이 알차게 치를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작은 결혼식은 돈이 적게 든다는 장점 말고도 준비과정에서의 아기자기한 재미, 그리고 끝난 후에 돌아오는 만족감이 아주 큰 알찬 결혼식이었습니다. 약간의 수고로움과 고민 등을 감수할 용기가 있으신 예비 부부들에게 추천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결혼식 비용을 아껴서 좀 더 길게 다녀올 수 있었던 유럽여행 사진을 몇 장 올리며 두서없는 작은 결혼식 후기를 마칩니다. ^^